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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윤이

내가 아빠가 되다...

by Danny 朴 2011. 9. 19.

 

내가 아빠가 되다...

 

나는 애가 싫다...

나는 정말 애가 싫어...

근데 아빠가 됬다...

와이프 배는 남산만해젔고 애는 나올랑 말랑 하고 있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뭘 준비해야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난 애가 싫은데...
어떻게... 감당이 될까?
그냥 와이프랑 알콩달콩 죽을때까지 둘이서만 살고, 여행다니고 싶었는데
그런 꿈은 다 무산되고 이제 둘이서 애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니.... 후~아~

 

ㅈㅇ산부인과 주차장에서 오만생각하면서....


와이프가 진통이 시작됬다.

어어어 어떻하지?

머라고 말을 해줘야 하나...

손을 꼭 잡아줘야 하나...

 

내가 할 수 있는것은 오직

"자기야" "좀만 참아"

이말 밖에 없었다.

미안 와이프야~

 

와이프는 태연하게 웃으며 V자를 그리며 참고 있다...

 

 

 

퉁퉁 부운 와이프의 손과 발을 주무르면서 마음이 아파왔다...

 

진통 시간은 점점 길어져 12시간이 지났다...

의사가 나에게 와서 말을 한다... 제왕절개 해야한다고...

 

와이프가 의사 선생님께 잘 못하는 한국어로 조금만 더 버텨보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

설마 내가 눈물이 날 줄 이야...

 

 

 

의사는 종이를 가져와서 나에게 사인 하라한다... 점점 정신 없어졌다.. 멘붕...

글을 읽는 순간 이걸 싸인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오만가지생각이 들고... 이러다 잘못되는것 아닌가...

결국 사인 후 제왕절개 결정...  ㅠ_ㅠ

 

와이프는 제왕절개하러 들어가고

나는 밖에서 한없이 기다릴줄 알았는데 머냐.... 이렇게 빠를 줄이야...

 

 

넌 누구냐?

 

배속에서 머리가 다 자라서 나왔구나.

 

소윤아 아빤 너보다 엄마가 더 걱정된다

 

다행이 와이프도 문제 없어서 ... 후~ 아~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

 

자기야!

정말 대단했어!

또 미안하고!

사랑해!~ 훌쩍!

앞으로 열심히 말 잘 들을께!!

 

 

 

소윤아!

소윤이 생일은 소윤이를 축하해주는 날이 아니라

엄마를 축하해줘야 하는 날이야!!

잊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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